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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트렌드

윤리와 신념을 담은 ‘나를 위한 가치 소비'
MZ들의 소비 트렌드 ‘미닝아웃’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가성비’, 마음의 만족을 채울 수 있는 가치를 ‘가심비’로 불렀다면, 최근에는 ‘미닝아웃’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어린 형제에게 무상으로 피자를 제공해온 동네 피자집에 ‘돈쭐을 내주자(돈과 혼쭐내다의 합성어)’라며 주문이 이어졌고 영화, 공연 등을 직접 관람하지 못하더라도 흥행에 보탬이 되고자 표만 예매하는 일명 ‘영혼 보내기’ 를 실천하기도 한다.
‘공정’, ‘친환경’, ‘비건’ 등의 윤리적인 소비에 비용이 조금 높더라도 선뜻 지갑을 여는 것도
‘미닝 아웃’의 맥락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고 자신의 철학에 위배되는 제품은 불매하며 신념을 드러내기도 한다. 기업들의 중요한 마케팅 지표로도 자리잡은 신소비 행태 ‘미닝아웃’을 실천 중인 MZ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글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가상공간 디자이너

가치를 공유하는 소비 ‘미닝 아웃’의 등장

기성세대에게 이런 소비는 불편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행위다. 그들은 가치보다 가격이 우선이고,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한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다르다. 아무리 비싸도 의미가 있고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며 과정의 미덕이 살아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기성세대의 전통적인 소비는 ‘경제적 관점’에 머물러 있지만,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역동적 소비는 ‘가치공유의 시점’으로 확장한다. 젊은 세대들은 가치나 과정을 먼저 생각하며 소비하는 소위 ‘미닝 아웃’(Meaning out)의 주체자들이다.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는 행위에만 그치지 않고 구매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념이나 가치를 획득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닝아웃은 소비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생활 전반, 사회 곳곳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가치를 공유하는 소비 ‘미닝 아웃’의 등장

조금 비싸도 ESG 경영 기업의 제품을 구매

미닝아웃은 신념을 의미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한 신조어다.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윤리적, 친환경 소비로 표현하는 일련의 행동을 일컫는다. 주요 소비층이 20, 30대 MZ세대로 떠오르면서 기업들도 관련 상품들에 ‘가치’를 투영해 내놓기 시작했다. 때마침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ESG(환경 Environmental,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 바람이 기업의 쇄신 흐름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가치소비는 기업 마케팅의 ‘0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SG

  • 환경 Environmental

    환경
    Environmental

  • 사회 Social

    사회
    Social

  • 지배구조 Governance

    지배구조
    Governance

최근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는 가치소비자”라고 밝힌 응답자는 80%에 육박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MZ세대가 바라보는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MZ세대 소비자 조사에서 응답자 64.5%가 “가격이 비싸더라도 ESG 경영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MZ세대가 미닝아웃의 주체가 된 것은 그 전 세대보다 풍요롭게 자란 환경적 요인으로 사물을 경제적 정의 그 이상의 눈높이에서 보려는 경향이 강해진데다,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참여의식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보기술의 발달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등 연대 움직임도 적지 않다.

어떤 사안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도 ‘정서적’인 부분에 영향받지 않고 ‘합리적’인 계산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 의사를 묻는 조사(조사기관 : 리얼미터)에서 응답률이 가장 높은 세대는 20대(75.5%)였지만, 일본인의 호감도(조사기관 : 한국갤럽) 역시 20대가 가장 높았다. 얼핏보면 상반된 결과처럼 보이지만, MZ세대는 일본인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우익 세력의 경제보복이나 혐한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불매운동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가치나 신념 문제에 더 집착한다고 볼 수 있다.

환경과 기부, 선행과 윤리적 소비 를 이끌다.

‘가치’를 좀 더 세분화해보면, 미닝아웃은 크게 4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첫 번째가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친환경 소비 운동이다.
가장 많은 가치소비 중 하나인 이 형태는 환경이나 저탄소농산물 인증 제품을 소비하거나 일회용 포장용기가 아닌, 다회용 용기를 이용하는 등 환경에 친화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부소비다.
‘기부런’을 통해 운동도 하고 달린 만큼 기부도 하는 소비라든지, 브랜드상품을 구매할 때 판매액 일부를 기부로 연결하는 소비 등이 그것.
세 번째 ‘돈쭐내는’ 소비문화는 소비자들이 선행 업주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팔아주기’를 전개하는 운동이다.
마지막으로 공정한 기업에 대한 윤리적 소비다.

미닝아웃 크게 4가지 형태

  •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 기부소비

    기부소비

  • 돈쭐내는

    돈쭐내는

  • ESG

    ESG

H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비건 뷰티 편집숍을 열었는데, 지난 1월 매출 분석 결과 20, 30대 매출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화장품 매장의 평균치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한 특징을 갖췄는데, 젊은 세대들이 여기에 반응한 것이다. 이 같은 폭발적 반응에 뷰티업계가 약속이나 한 듯 동물실험과 동물성 원료를 지양하고 친환경 포장재로 대체하는 등 적극적 변화에 나서고 있다.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한 특징

MZ들의 ‘미닝 아웃’을 읽는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

가전업계도 초절전과 미세플라스틱 배출 저감 등 친환경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편익을 도모하는 측면도 있지만, ‘미닝아웃’을 지향하는 MZ세대를 노린 전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S전자가 친환경 기능을 강화한 세탁기 신제품에 처음 탑재한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는 의류에서 떨어져 나오는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최대 60%까지 줄여준다.

S전자는 이 같은 친환경 제품의 출시를 계기로 2030년까지 총 7조 원의 자금을 투입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과 거리가 가장 멀어 보였던 화학업체들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H기업은 석탄 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원료를 가공해 바이오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한 뒤 글로벌 친환경 인증까지 획득했다. 옥수수에서 스판덱스를 뽑아낸 사례는 이 업체가 세계 최초다. LCA(국제 표준 환경영향평가기법)에 따르면 이 제품은 기존 스판덱스 대비 물 사용량은 39%,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3% 줄일 수 있다.

가전업계도 초절전과 미세플라스틱 배출 저감 등 친환경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미닝아웃은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의 원료나 소비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8등신 미녀를 내세워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속옷 회사의 젠더 마케팅에 반감을 보이는 식으로 ‘회사의 가치 실종’에 냉엄한 자본의 논리를 들이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차의 20배에 이르는 비행기 여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는 식으로 친환경을 옹호한다.

이는 우리 생활의 아주 작은 습관에서도 스멀스멀 피어난다. 아침에 도보나 자전거로 출근하는 일이나, 다회용 용기로 커피를 마시는 일들은 작은 실천의 합이 미닝아웃의 가치를 어떻게 단단하게 결속시키는지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례다.
다만 미닝아웃 운동은 획일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놀이나 축제 개념으로 활용된다. SNS에 가볍게 메시지나 사진을 올리고 패션 아이템에 정치·사회적 이슈를 담는 식이다. 그래서 그 가치가 질리지 않고 더 오래가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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