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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자
Z앵커

행복한 나눔

“재능을 나눕니다.”
'기부 문화' 패러다임의 변화

기부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구세군 냄비와 성금 모금 등으로 대표되던 전통적인 기부 방식에서 개인이 보유한 지식을 공유하고, 기업의 예술교육 후원 등 무형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기부로 지원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재능 나눔은 자원봉사의 한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자원봉사가 서비스, 권익옹호, 정책, 국제협력 등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시민들을 상대로 펼치는 봉사 활동이라면, 재능 나눔은 공익적 목적으로 자신의 타고난 재능이나 습득된 전문성을 타인에게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이 소유한 능력과 열정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기부문화의 진화-전통적인	기부 방식에서 개인이 보유한	지식을 공유

재능 나눔은 전문자원봉사, 또는 ‘프로보노’(pro bono publico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미국 변호사협회는 1993년 미국 변호사들이 연간 50시간 이상 공익활동을 해야 한다는 프로보노 규정을 세우고 사회·경제적으로 약자들을 돕고 있다.

프로보노

미국 내 50대 로펌의 순위는 상당수 봉사활동 순위와 겹치는데 봉사를 많이 할수록 사회적 인식이 좋아져 더 많은 사건을 수임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변호사법에서 연 20시간의 공익활동을 의무화했다. 무료로 변론하거나 주로 팀을 이뤄 사회적 기업(공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업) 설립 방법과 세금 회계 등을 컨설팅해 준다.

그외에도 예술적 능력을 갖춘 이들은 예술 교육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법률 전문가라면 사회적 약자의 권익옹호를 위해 법적, 제도적 개선과 조정을 위한 정책활동을 할 수 있다. 의사의 의료봉사활동, IT 전문가의 시민사회단체 IT 기술 지원 등도 재능 나눔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재능 나눔의 형태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의료 소외계층 대상 보건·의료활동

    의료 소외계층 대상
    보건·의료활동

  • 문화·예술 관련 활동

    문화·예술
    관련 활동

  • 상담, 교육 등 청소년 분야 활동

    상담, 교육 등 청소년
    분야 활동

  • 사회복지 분야 활동

    사회복지 분야 활동

민간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의료 봉사활동 단체들이 국내외 의료 환경이 열학한 곳에 전문의와 대학생들의 재능 나눔 봉사를 연결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열린의사회는 국내 소외계층과 해외 저개발국 대상 의료봉사, 재난에 대응한 긴급구호활동,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의 심리상담 및 치료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질병과 장애, 심리적 어려운 환경에 처한 우리 이웃을 돕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제공하며 평생을 헌신한 간 전문의 장기려 박사의 뜻을 기린 사단법인 블루 크로스 역시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된 계층과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등의 의료사각지대를 찾아다니며 의술을 펼치고 있는 재능나눔 단체이다.

다양한 보건의료계 전공분야의 대학생,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의료사각지대에 보건·의료·사회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제공하는 보건복지부 등록 비영리단체(NPO)인 보건의료통합봉사회는 국내의료지원사업, 해외의료지원사업, 국가재난지원사업, 보건의료교육사업, 재가방문지원사업, 보건의료캠페인사업, 1인 가구지원사업, 대외협력기획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보건의료통합봉사회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대학과 단체, 기업에서 강연과 콘서트, 전시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지역 주민,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로 위축된 공연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 기관들의 지원을 통한 공연 예술 나눔 활동이 주목을 받았다.

예술의 전당은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활동할 무대를 잃은 예술가와 즐길 문화를 잃어버린 관객들을 위해 예술기부 캠페인인 SAC 나눔을 시작했다.

‘한여름 밤의 숲속 음악회’ 개최 2020
↑출처 : 예술의전당
‘한여름 밤의 숲속 음악회’ 개최 2020

소중히 모금된 금액으로 예술기부 프로젝트 시즌 Ⅰ <한여름 밤의 숲속 음악회>, <젊은 예술인을 위한 예술기부 콘서트> 등 다수의 공연을 기획, 진행하여 클래식 및 공연예술의 무대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G 구성원들이 10년 동안 조성해 온 상상펀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는 청년 뮤지션들을 지원하고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10100> 문화예술 나눔 공연 프로젝트도 있다.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뮤지션들을 KT&G 상상마당의 공간을 제공하고 콘서트&버스킹 무대를 통해 문화예술 나눔을 실현한 프로젝트이다.

KT&G 10100 전시 포스터
↑출처 : KT&G 10100 전시 포스터

교육청은 창의적 미래 인재의 양성을 위해 기업·대학·공공기관 등 사회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비영리로 제공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생이 동아리, 학과 활동 등 자신의 특색을 살려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 체험, 교과 연계활동, 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와 형태의 프로그램을 유·초·중등 학생에게 제공하는 대학생 재능 나눔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과학창의재단과 함께 교육기부자와 교육 수혜자를 연결하는 교육기부 포털사이트(https://www.teachforkorea.go.kr)를 구축하고 재능 나눔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교육기부사이트
↑출처 : 교육기부사이트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지식재산재능나눔(https://www.ripc.org)은 지식재산 경쟁력이 약한 소기업·사회적기업 등에게 특허출원·브랜드·디자인 개발 등 지식재산 재능을 나눔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지역지식재산센터 컨설턴트가 지식재산 재능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 단체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 지식재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선정해 연결해 도움을 주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지역지식재산센터
↑출처 : 지역지식재산센터

국민연금공단은 매년 명절, 가정의 달, 김장철 등 시기별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재능기부(프로보노)봉사단 활동으로 취약계층에게 사회복지, 어학, 간호, 미술, 음악,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봉사 플랫폼인 1365 자원봉사 포털(https://www.1365.go.kr/) 통하면 누구나 희망하는 재능 나눔 기부를 신청하고 실천할 수도 있다.

1365 자원봉사 포털
↑출처 : 1365 자원봉사 포털

재능 나눔은 단순히 무료로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능력과 열정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돕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소중한 마음이다. 재능을 나누어 주는 일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재능 기부자들은 일상생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만족감과 보람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발휘하는 것만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와 도울 수 있는 재능이 있고, 그 능력이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것이 특권이나 축복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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