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빌어줘
새로운 삶을 향한 첫걸음
엄마는 아빠와 여행 중에 만나 결혼했을 정도로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나는 여행을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나 결혼한 후로는 오히려 손에 꼽을 만큼 여행을 떠나기 어려웠죠.
올해 환갑을 맞아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면서 20대처럼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찾은 울산은 엄마가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으로 찾았던 곳이라 더욱 향수가 느껴졌습니다. 울산은 공업의 도시 잘 알려져 있지만, 바다와 산, 강 모두 맞닿아
여기저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지가 풍성한 곳이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이 될 울산 여행 함께 떠나볼까요?
울산을 두루 둘러보기 위해 서울부터에서 4시간의 운전 끝에 ‘울산대공원’ 도착 입구부터 샛노란 은행나무가 반겨줘 가을을 실감케 했다. 울산대공원에는 동물원, 장미원, 메타세쿼이아길, 생태여행관 등 다양한 자연체험 공간이 모여있는 울산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새벽부터 출발하느라 너무 출출해 서둘러 울산대공원 근처 맛집 ‘태양칼국수’로 향했다. 시원한 바지락이 듬뿍 담긴 해물칼국수와 산초가루와 방아잎이 매력적인 매운칼국수를 맛봤다. 거기에 바삭한 고추튀김도 빼놓지 않았다.
맛있는 밥을 먹었으니 이제는 근사한 경치를 보며 차를 마실 차례. 360° 회전하는 태화강 전망카페로! 이런 메뉴를 안 시키면 서운하다며 엄마가 주문한 무화과 크로플까지 알차게 먹고 흐르는 태화강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배도 불렀겠다 다리를 건너 반대쪽 태화강 국가정원과 십리대숲 길을 걸을 차례다. 순천만에 이은 두 번째 국가정원. 가을이라 화려한 꽃 장식은 덜해도 아련한 갈대와 숨막힐 듯 향긋한 국화가 우리를 반겼다. 국가정원의 하이라이트 십리대숲 길을 걸으니 절로 뒷짐이 지어지면서 조용히 바람소리와 함께 저절로 말수가 줄어들었다.
태화강을 끼고 있는 해파랑 7길을 걸으며 엄마의 고등학교 수학여행 이야기를 들으니 어느새 배가 고파졌다. 그래서 울산을 대표하는 맛집인 함안집에 한우물회를 맛보러 발걸음을 옮겼다. 한우물회는 생소했지만, 엄마는 한 입 맛보는 순간부터 이번 여행 베스트메뉴로 꼽았다.
이제 밥도 맛있게 먹었겠다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울산 여행인만큼 바다를 보고자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울산머큐어앰버서더호텔로 정했다. 비교적 새로 지어진 곳이라 쾌적한 환경도 장점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객실이어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며 눈을 뜰 수 있었다. 체크아웃 전 간단한 몽돌해변 산책도 필수 코스다. 파도가 칠 때마다 차르르 들려오는 몽돌 소리에 하루 시작 전 마음이 정갈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침식사 대신 해변이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뒤 본격적인 여행 2일차 시작!
요즘 울산에서 가장 핫한 곳. 대왕암공원과 출렁다리다. 대왕암은 죽은 후 용이 된 문무왕이 날아와 몸을 숨긴 장소로 알려져 있다. 최근 생긴 핫플레이스 출렁다리에서 보는 대왕암과 울산 전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겁이 많은 엄마도 무사히 통과! 대왕암에서는 너른 바다가 한눈에 보이며 몸과 마음 모두 한 뼘씩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울산에 온만큼 해산물 요리를 맛보지 않을 수 없기에 솥밥 전문점 ‘섬뜰’에서 울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했다. 저렴한 가격에 전복솥밥과 정갈한 각종 반찬이 일품이었다. 바삭한 전으로 시작해 구수한 누룽지로 마무리 지은 식사는 만족스러웠다. 밥 먹은 후에는 식당 앞 방어진 어시장에서 수산물 구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 장생포고래마을을 가기 위해 고래박물관에서 출발하는 모노레일을 탔다. 고래마을은 과거 고래잡이를 하던 마을을 재현한 곳으로 다양한 추억의 장소가 꾸며져 있었다. 아쉽지만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그동안 이렇게 오붓하게 딸과 여행한 적이 없었는데 덕분에 삶에 새로운 활력을 얻은 것 같고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어디든 떠나고 싶네요. 이번 여행은 두고두고 꺼내 볼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하는 여행은 막연히 어려울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었고, 좋아하는 엄마의 모습에 종종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무사히 출간한 후 다음에는 해외여행을 떠날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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