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엔씨네마
글. 박병률 경향신문 콘텐츠랩부문장
실직자를 위한 노후 안전망
영화 <오베라는 남자>로 읽는
국민연금 실업 크레딧
영화
<오베라는 남자>로
읽는 국민연금
실업 크레딧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장편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노년 남성의 이야기이다. 배크만의 블로그에서 탄생한 ‘오베’라는 캐릭터는 수많은 독자 덕분에 2012년 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출판된다. 2015년엔 스웨덴에서 영화로 제작, 2023년엔 미국에서 <오토라는 남자>로 리메이크됐다. ‘오베’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전 세계 사람들이 ‘오베’에 열광하는 걸까?

인생 막바지의 정리 해고


몇 달 전 아내를 암으로 잃고 홀로된 59세의 남자가 있다. 16살에 입사해 43년간 한 직장을 우직하게 다녔다. 어느 날 회사 인사 담당이 그를 부른다.
사측에서는 정부의 재취업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그는 거부한다. ‘쿨’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온 오베. 하지만 갈 곳이 없다. 회사에서는 나왔고, 집에 가도 반겨주는 사람이 없다. 사랑하는 아내는 몇 달 전 세상을 떠났고, 자녀는 없다.

죽기가 살기보다 더 힘들어


오베가 사는 마을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이웃 간 어려운 것을 서로 돕는 공동체 의식도 남아있다. 아침마다 마을을 순찰하는 오베는 이 마을의 못 말리는 ‘고집불통 까칠남’이다. 무단으로 주차된 자전거, 길거리에 버려진 꽁초, 노상에 배변하는 반려견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한때 마을 자치회 회장으로 이웃의 신망이 두터웠지만, 지금은 ‘괴팍한 노인네’로 유명하다.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사브(Saab)만을 고집하는 그는 공동체의 기존 질서가 존중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하는 보수주의자다. 명예와 긍지, 도덕심, 애국심은 그를 지탱하는 가치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는 스웨덴산 사브, 한발 양보하면 볼보(Volvo)까지다. 독일의 BMW나 프랑스의 르노는 선택지가 아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꽉 막힌 꼰대’라는 비난을 받지만, 이는 오베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이웃 여성에게 흔쾌히 운전을 가르쳐주고, 떠맡겨진 고양이를 키우고, 기차에 치일 뻔한 사람을 구한다. 아내 소피가 그랬던 것처럼 이웃에 대한 연민과 사랑은 누구보다 많다.
하지만 오베의 삶은 평화롭지만은 않다. 삶의 절정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다행히도 도전적인 여자 소냐가 우울한 청년 오베를 구원했다.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소냐는 오베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다. 스페인 여행 중 사고로 뱃속 아기와 두 다리를 잃지만, 소냐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특수학급의 교사가 되어 어긋나는 청소년들을 바로잡는다. 그랬던 아내 소냐는 지금 없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그녀의 옷과 탁상 위 그녀의 사진에서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아내의 비석 앞에선 오베는 아내를 따라가겠다고 결심한다. 남은 것은 ‘어떻게 세상과 이별하느냐’이다. 천장에 끈을 달아보고, 차량 안을 매연으로 채워보지만 그때마다 들이닥치는 이웃들 때문에 계획은 번번이 무산된다. 마침내 오베는 짜증을 낸다. “죽기가 살기보다 더 힘들어!”
삶의 벼랑에 선 무뚝뚝한 이 남자,
그의 성질을 살살 긁는 이웃과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이 될까?
삶의 벼랑에 선 무뚝뚝한 이 남자,
그의 성질을 살살 긁는 이웃과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이 될까?

노령연금 수급 기회를 확대하는 실업 크레딧


화려했던 젊은 시절이 반드시 노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퇴직과 가족과의 이별은 때로 전혀 다른 삶으로 이끌기도 한다. 특히 퇴직 후 수입이 끊기게 되면 가난이라는 불청객이 노년을 괴롭힐 수 있다. 청년 때와 달리 노년에 가질 수 있는 직업은 한정되고 제한돼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사회보장제도이다.
국민연금은 노후대비를 위한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다. 연금을 든든히 받으려면 보험료는 많이, 납입 기간은 길게 가져갈수록 유리하다. 만약 실직을 당해 수입이 없어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했다면 추후 받게 되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도입한 제도가 ‘실업 크레딧’이다. 실업 크레딧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구직급여 수급자(실업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 가입기간 추가를 희망하는 경우 1인 생애 최대 12개월까지 국가가 국민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하고, 그 기간만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실업 크레딧 보험료는 인정소득에 보험요율(9%)을 곱해 구한다. 인정소득이란 실직 직전 3개월간 평균소득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최대 7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예컨대 실직 전 3개월간 평균소득이 120만 원이라면 50%인 60만 원이 인정소득이 된다. 인정소득에 보험료율(9%)을 곱하면 5만 4000원인데 이 중 75%(4만 500원)를 정부가 부담하고 가입자는 25%(1만 3500원)를 낸다. 만약 실직 전 3개월간 평균소득이 200만 원이라고 하면 50%인 100만 원이 인정소득이 되지만, 상한 규정(최대70만 원)에 따라 인정소득은 70만 원이다. 인정소득에 보험료율(9%)을 곱한 6만 3000원이 납부해야 할 보험료로 이 중 정부가 75%(4만 7250원), 개인이 25%(1만 5750원)를 각각 납입한다.
실업 크레딧 지원 대상은 구직급여 수급자 중 국민연금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이력이 있는 가입자(가입자였던 자 포함)가 재산 및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다. 재산 기준은 재산세 과세표준의 합이 6억 원 이하, 소득 기준은 연간 종합소득 1,680만 원 이하다.
실업 크레딧은 매번 구직급여를 받을 때마다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구직급여를 몇 번이나 받든 합쳐서 생애 최대 12개월까지만 지원받는다. 즉 A회사 퇴직 후 실업 크레딧 8회를 지원받았다면, B회사 입사 후 퇴직 시 4회만 실업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실업 크레딧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지만, 만약 구직급여를 받고 있다면 구직급여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5일까지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실업 크레딧으로 연금보험료 납입액이 많아지고 납입기간이 길어지면 추후 수급 때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한눈에 보는 실업 크레딧
실업 크레딧이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 가입기간 추가를 희망하는 경우, 1인 생애 최대 12개월까지 국가가 국민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하고 그 기간만큼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국민연금 수급 기회를 확대하는 제도이다.

지원 대상

구직급여 수급자 중 국민연금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이력이 있는 가입자(였던자 포함)가 재산 및 소득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경우 지원 가능하다.

  • 재산 기준재산세 과세표준의 합 6억 원 이하
  • 소득 기준종합소득(사업·근로소득 제외) 연 1,680만 원 이하
보험료 산정 기준

실업 크레딧 보험료는 인정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납부한다. 인정소득은 실직하기 직전에 받았던 3개월간 평균소득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최대 7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예시실직 전 3개월간 평균소득이 100만 원일 경우
  • 보험료 부과 기준: 100만 원(3개월간 평균소득)의 50% = 500,000원(인정소득)
  • 월 보험료: 50만 원(인정소득) X 9%(국민연금 보험료율) = 45,000원
  • 본인 부담분(실제 납부할 보험료): 월 보험료의 25% = 11,250원
  • 국가 지원분: 월 보험료의 75% = 33,750원
신청 방법

구직급여 신청 시 고용노동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신청 가능하다. 구직급여를 받는 중이라면 구직급여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5일까지 국민연금공단 지사 방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실업
크레딧
실업 크레딧이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 가입기간 추가를 희망하는 경우, 1인 생애 최대 12개월까지 국가가 국민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하고 그 기간만큼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국민연금 수급 기회를 확대하는 제도이다.

지원 대상

구직급여 수급자 중 국민연금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이력이 있는 가입자(였던자 포함)가 재산 및 소득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경우 지원 가능하다.

  • 재산 기준재산세 과세표준의 합 6억 원 이하
  • 소득 기준종합소득(사업·근로소득 제외)
    연 1,680만 원 이하
보험료 산정 기준

실업 크레딧 보험료는 인정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납부한다. 인정소득은 실직하기 직전에 받았던 3개월간 평균소득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최대 7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예시실직 전 3개월간 평균소득이 100만 원일 경우
  • 보험료 부과 기준: 100만 원(3개월간 평균소득)의 50% = 500,000원(인정소득)
  • 월 보험료: 50만 원(인정소득) X 9%(국민연금 보험료율) = 45,000원
  • 본인 부담분(실제 납부할 보험료):
    월 보험료의 25% = 11,250원
  • 국가 지원분:
    월 보험료의 75% = 33,750원
신청 방법

구직급여 신청 시 고용노동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신청 가능하다. 구직급여를 받는 중이라면 구직급여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5일까지 국민연금공단 지사 방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퇴직 후 중년의 삶을 그린다는 점에서 캔 로치 감독의 영국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닮았다. 두 영화 모두 2016년 개봉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두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크게 상반된다. <오베라는 남자>는 안정되고 밝은, 공동체가 살아있는 마을이 무대인 반면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불안하고 음습하며 공동체가 무너진 뉴캐슬 뒷골목이 배경이다. 오베와 다니엘은 모두 심장 이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장례식의 분위기는 한쪽은 밝게, 한쪽은 매우 어둡게 그려진다. 이는 작가적 상상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스웨덴과 영국의 사회보장제도가 만든 차이일 수도 있다.
“정직한 게 최선이야. 하지만 그게 항상 쉽지는 않아. 그럴 때면 도움을 받아서 옳은 길로 가면 되는 거야” 어린 시절 오베의 아버지가 소년 오베에게 남긴 말이다.
오베는 정말 괴짜였을까,
아니면 원칙론자였을까?
지난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