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굴~, 바다의 우유
영양이 오동통,
굴전 레시피
통통하게 살이 오른 12월의 굴은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깊고 진한 바다 향기를 머금어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식재료인 굴에 관해 이야기한다.
천연 강장제라 불러주세요
서양인은 예부터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지 않았지만, 굴만은 날것으로 즐겨 먹었다. 로마 황제 카이사르,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독일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프랑스 소설가 뒤마,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 등 수많은 위인이 굴을 좋아했다고 한다. 매일 아침 식사로 굴 50개를 먹었다는 카사노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맛도 좋지만, 이들이 굴에 빠진 이유는 무엇보다 자양강장에 탁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굴이 남성 활력에 좋다는 말은 입증된 사실이다. 굴에 함유된 풍부한 아연 성분이 건강한 정자를 생성하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에도 도움을 준다. 이 밖에 굴에는 양기를 북돋는 단백질과 피로 회복에 좋은 글리코겐이 포함돼 스태미나에도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굴은 남성에게만 좋은 식재료일까? 굴은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여성에게도 인기 있는 식재료이다. 굴에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좋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로 최근에는 굴 추출물이 포함된 화장품 등이 다양하게 출시되는 등 각종 뷰티 산업에서도 굴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요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겨울이면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나온 굴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외국에서는 굴 1개당 최소 2~3천 원이기 때문에 굴을 고급 식재료로 인식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굴 1kg을 2만 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어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굴이 저렴한 이유는 풍부한 생산량 덕분이다. 서양에서는 굴을 양식하는 데 2년이 걸리지만, 한국은 1년이면 상품성 높은 굴을 수확할 수 있다. 서해와 남해가 굴곡진 형태의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져 굴 성장에 매운 좋은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국내 굴 양식은 1923년 경남 가덕도 연안의 간석지에서 최초 시작된 이래 1960년대 경남 통영에서 본격화되었고 이후 서해와 남해로 확대되며 꾸준히 늘었다. 양식에 관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며 생산량이 증가했고, 가격이 하락함과 동시에 대중화에 성공한다. 이렇게 식탁에 오르게 된 굴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굴국밥 혹은 굴전으로 먹기도 하고 굴보쌈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다.
굴 섭취 시 주의해야 될 점이 있는데, 바로 위장 염증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이다. 주로 날 것의 어패류 섭취나 오염된 손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섭취하려는 굴을 깨끗이 세척하거나 85~90℃ 온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굴 제품 포장지에 ‘가열조리용’ 혹은 ‘익혀 먹는’ 등의 표시가 있다면 반드시 가열해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