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VOL.203

편하게 보기
똑똑한 노후준비! | write.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금융학과 겸임교수

40대, 지금이 골든타임!

은퇴 후에도 걱정 없는
생존 전략 키워드 3

40대, 은퇴를 논하기엔 이른 나이처럼 보이지만, 노후 준비를 시작하기엔 가장 이상적인 시기다. 소득은 정점을 향하고 있지만, 자녀 교육비·주택 대출·부모 부양까지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 복잡한 시기를 잘 넘긴다면, 은퇴 후 30년을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노후 역시 스스로 공부하고 계획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풀코스 마라톤처럼 속도와 호흡을 조절하며 노후 자산 관리의 페이스를 만들어야 할 때다.

은퇴생존전략 관련 01

40을 불혹이라고 부른다. 논어에서 공자가 ‘마흔 살부터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았다’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지금부터 2,500여 년 전에는 평균수명이 40을 넘지 못 했지만, 현재는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서 100세 시대로 향하고 있다. 요즘의 40대는 미혹보다도 걱정과 부담이 많은 세대다. 그렇다면 “지금 은퇴 준비를 하기엔 아직 빠르지 않을까?”하는 생각, 정말 맞을까? 그렇지 않다.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다. 40대는 직장 생활에 익숙해지고 가정도 안정되는 시기다. 하지만 은퇴까지 남은 시간은 많아야 20년 남짓으로 노후를 위한 자산 형성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100세 시대인 지금, 은퇴 이후 최소 30년은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 지금 어떤 준비를 하느냐가 인생 후반전을 결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40대에 접어들면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기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자녀 교육비, 주택 대출, 부모 부양비 등 여러 가지 경제적 책임이 겹치면서 정작 ‘나의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40대가 생애에서 소득의 정점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시기에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시간이 부족해져 ‘그때 미리 준비했더라면’하는 후회를 남길 수 있다. 즉, 노후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이다. 앞으로 10년, 제대로 된 노후를 준비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은퇴 후 삶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제 아래의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노후 준비의 첫걸음을 시작해보자.

은퇴생존전략 관련 키워드 은퇴생존전략 관련 02 은퇴생존전략 관련 03 은퇴생존전략 관련 04

“지금이 기회”
40대는 은퇴 준비의 최적기

은퇴자산에 투자할

경제적 여력이 있다.
10년 이상의 투자 시간이 있다.

40대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안정된 위치에 도달하게 되는 시기다. 소득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도 늘어나지만, 이 시기가 생애주기에서 소득의 정점으로 향하는 시기임을 인식하자. 바로 지금이야말로 저축과 투자의 습관을 재설계할 골든타임이다. 단순히 ‘남는 돈으로 저축’하려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먼저 저축과 투자를 계획하고, 남은 소득으로 소비를 맞춰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전업주부가 있는 가정이라면 국민연금 임의가입 제도를 적극 고려해보자. 최소 10년 이상 납입하면 은퇴 후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도 배우자가 40대에 임의가입을 시작해, 어느덧 가입 기간이 15년을 넘었다.

40대는 은퇴 자산을 만들기 위한 시간과 자금, 경험을 모두 갖춘 시기다. 무엇보다 아직 1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어 복리의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고, 안정적인 소득을 기반으로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연 7%의 수익률로 자산을 투자하면 10년이면 자산이 두 배로 늘어난다. 이른바 ‘70의 법칙’에 따르면, 수익률 7%일 때 자산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0/7=10년이다. 반면, 3.5% 수익률이면 20년이 걸리게 된다. 어떤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자산 상황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은퇴생존전략 관련 키워드 은퇴생존전략 관련 05 은퇴생존전략 관련 06 은퇴생존전략 관련 07

“공짜 점심은 없다”
스스로 공부하고 결정하자

경제 공부, 투자 상품

공부 꼭 필요하다.
자산 투자, 성공도

실패도 내 책임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보면서,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러나 나의 건강관리와 자산관리는 전문가가 조언을 해줄 수는 있어도 결과의 책임은 나의 몫이다. 금융사 직원이 내 자산을 나만큼 신경 써 주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와 투자 상품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경제신문 헤드라인 읽기부터 시작하고, 주식, 채권, 펀드 등 투자 상품의 기본 개념과 수익구조 그리고 리스크 관리 방법을 배워야 한다. 처음부터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보다, 소액이라도 투자해보며 감각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직접 투자해보지 않고 이론만 머릿속에 있으면 투자 경험이 쌓이지 않는다. 투자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실천의 영역이다.

대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문구가 있다. “주변에서 고수익 보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시’하고, 고수익인데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이라고 권유하면 ‘의심’해라.”라고 이야기한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 상품을 투자할 때 꼭 기억해야 할 말이다. 요즘은 인터넷과 유튜브에 다양한 정보가 넘친다. 그러나 투자의 결과까지는 책임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오르는데 채권 투자는 왜 이익이 발생하는지, 위험분산이 되는 펀드나 ETF는 왜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는지를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려 하기보다는, 공식 자료를 참고하고 전문가와 상담을 병행하여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경제와 투자 상품에 대한 기본 지식, 투자 경험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쌓이면,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기반이 마련된다.

은퇴생존전략 관련 키워드 은퇴생존전략 관련 08 은퇴생존전략 관련 09 은퇴생존전략 관련 10

“생애주기 전략”
자산관리에도 흐름을 타라

전략적 포트폴리오 구성,

주기적인 리밸런싱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

자산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

40대는 소득이 정점을 향해 가는 시기다. 주먹구구식으로 저축과 투자를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는 ‘어떤 자산에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 즉, 자산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은퇴생존전략 관련 키워드

포트폴리오 구성
금융자산과 부동산의 비율, 금융자산 내에서
주식, 펀드 등 위험 자산과 국채, 예금 등 안전
자산의 비율을 설정하고 소득이 늘어나는 비
율에 따라 금액을 배분한다.

은퇴생존전략 관련 키워드

주기적인 리밸런싱
아무리 바빠도 6개월에 한 번은 전문가에게
점검과 상담을 받고 상황 변화에 따른 자산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자산 관리의 핵심은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성이다. 금융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자산 구성을 계속 고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변화하는 금리, 환율, 글로벌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보유자산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비상금(6개월~1년치 생활비)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을 자동 조정해주는 TDF(Target Date Fund) 상품도 고려해 보자. TDF는 목표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채권)의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서서히 속도를 줄여 착륙하는 것처럼(Glide path) 착륙을 은퇴시점으로 보고 주식 등 공격형 투자 자산의 비중을 꾸준히 줄이는 투자 방식이다. TDF의 운용방식처럼, 은퇴 시점이 멀 때는 위험 자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유지하다가, 점차 줄여서 은퇴 시기에는 30% 이내로 서서히 조정하는 것이 좋은 관리 방법이다.

40대는 아직 은퇴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앞으로의 10년,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지게 된다. 누구도 내 인생의 후반전을 대신 준비해주지 않는다. 오늘부터 경제뉴스에 관심을 갖고, 투자 상품을 공부하며 소액부터 직접 투자를 시작해보자. 작은 실천이 모여 쌓이면, 나중엔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된다. 전략적으로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노후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한 발 먼저, 지금 나만의 은퇴 전략을 세워보자.